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8일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지난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비폭력 운동을 주도했던 의료진과 2007년 군정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승려들도 시위에 전격 가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양곤 시내에 수 백명의 시위대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주말이 아닌 주중인데도 시위 참여자들이 오전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대된 총파업 촉구 목소리에 호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위대는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1988년 민주화운동 당시 불렸던 민중가요도 불렀다.

의료진과 승려들도 이날 본격적으로 시위에 참여했다. 승복을 입은 승려들은 시위대 선두에 서서 행진을 이끌었다.

승려들이 등장하자 시위대는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미얀마 승려들은 2007년 군사정권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샤프론 혁명'을 이끌었다. 당시 수 백명 이상이 군부의 강경 진압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도 군부의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 규모는 수 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지난 주말에도 이틀 연속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날에는 양곤에서만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에 항의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