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온갖 '금기'를 얘기한다...대륙을 파고든 이 SNS [강현우의 트렌딩 차이나]
지난해 출범한 미국의 음성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를 다루는 중국어 대화방이 열리는 등 중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목도가 높아질수록 중국 당국이 서둘러 접속을 차단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내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클럽하우스 대화방에 접속할 수 있는 초대장이 50~400위안(약 8600∼6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대화방에선 중국어 사용자들이 신장 수용소, 대만 독립, 홍콩 국가보안법 등 민감한 문제까지 토론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어 대화방에 수천명씩 모여들었다며 이런 인기에 대해 "민감한 정치 주제를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희귀한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같은 이유로 중국 정부는 자신들이 철저히 금지하는 주제에 대한 공개토론을 인내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클럽하우스 사용자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이런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인터넷 역사의 한 현장이라는 점은 기억할 것"이라고 올렸고, 이 글은 6만5000개의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중국은 서방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계 브라우저를 쓰면 인터넷 사용 기록이 모두 당국에 넘어갈 정도로 검열도 철저하다. 하지만 클럽하우스는 아직 인지도가 낮은 덕분인지 아직 금지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중국 본토의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이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없어 사설가설망(VPN) 등 우회 접속 조치가 필요하다. 클럽하우스는 현재 애플 아이폰용 서비스만 나와 있으며 안드로이드용 앱은 준비 중이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 4월 출범한 소셜미디어로, 문자나 영상이 아닌 음성으로 대화하고 기존 가입자의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작년 12월 60만명이던 클럽하우스 이용자 수는 올해 1월 200만명을 거쳐 이달에는 이미 600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