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지난해 4분기(알리바바의 회계연도로는 3분기) 매출이 37% 급증했다고 3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상거래와 클라우드 사업이 호조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마윈 창업자의 금융정책 비판 발언 이후 핵심 계열사인 앤트그룹 상장이 중단되는 등 풍파를 겪고 있는 알리바바그룹은 규제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분석 속에 이날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2210억8400만위안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52% 증가한 794억위안을 냈다.

전자상거래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955억4100만위안에 달했다. 그 중 중국 내 매출은 39% 늘어난 1536억7900만위안을 기록했다. 2020년 12월 기준 알리바바그룹 중국 내 전자상거래플랫폼의 월간 모바일 사용자 수는 9억200만 명으로, 지난해 9월 대비 2100만명 증가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1~11일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예전에는 솔로 데이라는 의미의 '광군제'라는 말이 많이 쓰였으나 요즘에는 숫자 11이 둘이라는 뜻의 솽스이(双十一)가 일반적으로 쓰인다. 알리바바는 11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4982억위안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25만개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그 중 470개가 매출 1억 위안 이상을 달성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해 161억1500만위안을 올렸다. 영업부문의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물류 부문인 차이냐오네트워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113억6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차이냐오의 EBITDA도 흑자를 달성했다.

호전된 실적을 내놨음에도 이날 홍콩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장중 4%대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였다.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상당한 시간을 기업 리스크 관리 현황에 할애했다. 그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소외계층과 저개발지역의 삶의 질 향상을 돕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반독점 감독 강화도 알리바바에게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당국의 독점 관련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핵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거나 별도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는 등의 구조조정도 정부의 승인이 나야 알리바바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플랫폼 기업들 간의 경쟁 격화도 고민거리다. 2위와 3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과 핀둬둬의 사용자 합계는 7억3000만명으로 알리바바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바이트댄스와 콰이서우 등 짧은 동영상 플랫폼들은 수억명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생방송을 활용한 온라인 전자상거래인 '라이브 커머스'에 진출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