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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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전쟁'에도 작년 12월 대중국 수출이 전월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본격화된 양국간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부가 추가 제재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중국의 무역 입씨름은 12월 호주의 중국 수출이 전월 대비 21% 증가해 133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12월 한 달간 350억달러의 호주산 재화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중국이 코로나19 회복을 위해 철광을 대거 사들이면서다.

호주의 보리 수출이 3배 이상 뛰고, 러시아가 가뭄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으면서 밀 수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중국이 보리에 부과한 '80% 관세'에도 호주산 시리얼을 중국인들이 대거 수입하면서 호주 농업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가별 호주 수출액. 중국과의 무역전쟁에도 호주의 대중국 수출량은 지난해 12월 21% 증가했다. /사진=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국가별 호주 수출액. 중국과의 무역전쟁에도 호주의 대중국 수출량은 지난해 12월 21% 증가했다. /사진=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중국이 수입한 호주산 재화는 호주의 전체 교역량 350억 달러 중 38.2%에 달한다. 중국 수출량에 힘입어 호주의 월간 무역 흑자는 89억달러로 사상 4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260억달러로 9% 줄었다.

데일리메일은 "중국의 끝없는 철광 수요가 21% 상승해 125억달러를 기록했다"며 "이는 철광 분야 경쟁국인 브라질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달 보리 수출이 254% 증가했다"며 "작년 4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5월 중국이 80% 관세를 부과한 조치에도 특이한 결과"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호주 통계청은 "12월 시리얼 수출은 사상 최대치"라며 "러시아와 같이 밀 생산국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호주산 수요를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이 호주에 추가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션 랭케이크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논쟁이 해결되려면 한참 남았고, (중국이) 무역 장벽을 몇 차례 더 높이고 품목을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주요 수입국인데 호주가 작은 수출국인 특정 분야에서 중국이 대안을 찾으면 (호주의) 타격이 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모리슨 총리는 시진핑 주석과 무역전쟁에 관해 대화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호주가 타협과 양보를 전제조건으로 한 대화 재개에 는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4월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와 확산 경로에 대해 국제적인 독립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8년 호주가 5G(5세대) 모바일 네트워크 설치와 관련해 화웨이의 공급을 금지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