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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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세계 1위 부자가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기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일 트위터에 "나는 비평적 피드백을 언제나 고맙게 생각한다"며 "현실에 실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부 방안에 대한 얘기도 환영"이라고 썼다. 그는 "기부로 실질적인 변화를 내는 것은 보기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머스크 CEO가 세계 1위 거부로 등극한 이후 첫 행보로 자선사업 관련 조언을 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7일 기준 순자산 규모로 세계 1위 부호에 올랐다. CNBC 집계에 따르면 머스크 CEO 순자산은 1850억달러(약 202조200억원)에 달했다. 2017년 10월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온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순자산 규모(1840억달러·약 200조 9280억원)보다 높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순식간에 손꼽히는 세계 부호가 됐다. 작년 1월 대비 순자산이 6.85배 뛰었다. 작년 1월 자산이 270억달러 수준으로 당시엔 세계 부호 50위권에 간신히 들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 지분 20%를 보유 중이다. 미실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규모도 상당하다.

머스크 CEO는 그간 공개적인 기부사업에 적극 나서진 않았다. 그간 쌓은 부를 우주 사업에 주로 재투자해왔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주도하고 있다. 앞서는 "화성 개발에 가능한 많이 투자하고 싶다"며 "인류가 우주까지 가도록 하는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쿼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2억5700만달러를 자신이 소유한 자선재단인 머스크 재단에 기부했다. 2016~2018년엔 약 200개 비영리단체에 6500만달러를 기부했다. 상당한 금액이지만 자산 규모가 비슷한 베이조스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에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라는게 블룸버그통신 등의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 CEO는 그간 비슷한 순위권대 부호들에 비해선 공개적 기부사업에 있어 '초보' 수준"이라며 "게이츠 창업자가 작년에 기부 규모를 줄였다면 재산 규모가 머스크 CEO보다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머스크 CEO가 주요 기부처를 어디에 잡을 것인가에 따라 해당 업계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게이츠 창업자가 주요 자선사업처로 공중보건을 선택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료 연구나 감염병 방역 연구 관련 기업에 대거 투자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베이조스 아마존 CEO도 앞서 트위터를 통해 '기부 아이디어'를 공모받은 적이 있다. 그는 2017년 6월 "장기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자선사업 전략을 찾고 있다"며 "이 트윗에 답글을 달아 아이디어를 달라"고 썼다.

베이조스 CEO는 머스크 CEO처럼 자산을 대거 자신의 우주기업에 투자해온 인물이다. 당시 베이조스 CEO는 "블루오리진(우주기업)과 아마존 등이 각자의 방법으로 인류에 공헌하고 있지만, 자선사업으로도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각 기업이 장기적으로 사람들을 돕는다면, 기부를 통해선 당장 필요한 이들에게 효과가 지속되는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