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소득 줄었는데 식량값은 올라"

세계 식량 가격이 7개월째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내내 식량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기아 팬데믹'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7일(현지시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세계 곡물가격지수가 115.7로 6년만에 최고치를 냈다고 발표했다. 전월대비 1.3포인트 올랐다.

유엔 곡물가격지수는 6개월 연속 상승세다. 쌀 밀 옥수수 콩 등 주요 작물 가격이 모두 올랐다. 작년 유엔 곡물가격지수 연간평균치는 전년 대비 6.4포인트 올라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냈다.
세계 식량가격 급등…"곡물값 6년래 최고, 여기서 더 오른다"

FA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쌀값은 전년 대비 8.6% 상승했다. 세계 수요가 부진한 편이었는데도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이 깨지면서 값이 치솟았다. 일부 생산지에선 물류 병목현상이 일어나면서 쌀 수출량이 줄었다.

FAO는 "지난달 국제 쌀 가격은 태국·베트남에서 공급이 줄어들면서 올랐다"며 "반면 쌀을 사들이려는 수요는 소폭 늘었다"고 밝혔다.

밀 가격은 전년 대비 5.6% 올랐다. FAO은 "주요 수출국에서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미국과 러시아에선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고, 러시아는 밀 수출 쿼터제를 들이는 등 세계 공급량을 줄이고 나섰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콩과 옥수수 선물가격은 6년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팜유는 10년만에 최고치다.

FAO는 이날 곡류, 육류, 유제품 등을 아우르는 식량가격지수는 107.5로 3년 만에 최고치를 냈다고 발표했다. 작년 5월 이후 18% 올랐다.

지난달 유제품 가격지수는 108.8포인트로 전월 대비 3.2% 상승했다. 육류가격지수는 94.3포인트로 전월에 비해 1.7% 올랐다. FAO는 "유럽에서 조류독감 우려가 퍼지면서 닭고기 등 가격이 올랐고, 소고기는 호주·뉴질랜드 등에서 공급이 줄어 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최근 선물시장에선 주요 식량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기후가 급변해 작황이 타격을 받은 데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운송 등 공급 차질이 커진 탓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식량가격 급등세가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식량 가격 상승세가 더 큰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더 많은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일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가계경제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압돌레자 압바시안 FA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량 인플레는 이제 현실"이라며 "많은 이들이 소득이 줄어든 와중에 식량 가격이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식량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FAO는 이날 "식량 가격이 여기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금융기업 라보뱅크는 "기후 관련 우려와 각국의 보호주의적 정책, 중국의 수요 급증 등으로 올해 곡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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