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주변에 경찰차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주변에 경찰차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이틀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5만 명을 넘었다. 영국에서 처음 발생한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변이도 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북미·아시아 등지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일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388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3716명의 사망자가 나온 데 이어 하루 만에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35만 명을 돌파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2044만여 명 수준으로 늘었다.

美 또 사망자 최대…英 사흘째 5만명 확진, 日 긴급사태 검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달 20일께 코로나19 사망자가 4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월 20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떠나는 날”이라고 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5만 명대에 달했다. 31일에는 5만5892명의 환자가 발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248만여 명으로 늘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집에서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며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31일 4520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보고됐다. 하루 기준 최다 기록이다. 지역별로는 도쿄도 1337명, 가나가와현 588명, 사이타마현 330명 순으로 많았다. 도쿄도에서는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다. NHK는 “도쿄도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보면서 긴급사태 선언을 정부에 요청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작년 4월 7일 도쿄도와 오사카부 등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발생한 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한 뒤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가 5월 25일 모두 해제했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31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WHO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성분 안전과 효과성 기준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자체 의약품 승인 기구가 없는 저개발 국가들은 WHO의 결정에 따라 백신을 수입하고 유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WHO는 화이자 백신이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만큼 이 같은 시설을 갖추지 못한 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이날 자사 백신은 두 차례 접종해야 하고, 접종 간격도 3주가량으로 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가 최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1회차와 2회차 접종 간격을 12주로 늘리겠다고 밝히자 이를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화이자는 이 같은 접종 방식은 안전성과 효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선 일부 부유층 사이에서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비밀리에 접종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 국유 제약사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일본에 반입돼 지난해 11월 이후 일본 대기업 및 금융사 대표와 가족, 지인 등 적어도 18명이 접종했다고 보도했다. 경제단체의 임원을 맡고 있는 기업 경영인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기업 대표도 접종 명단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