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시민들이 번화가인 하라주쿠의 거리를 오가고 있다. /사진=AP
일본 도쿄 시민들이 번화가인 하라주쿠의 거리를 오가고 있다. /사진=AP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감염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가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1일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8시30분 기준 1804명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20만1760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48명 증가해 2978명이 됐고, 이날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일본의 확진자는 1만8759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일주일보다 증가 폭이 915명(5.1%) 확대된 수치다.

감염 확산이 심각해지자 일본 정부는 국내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지만 지난 4~5월 긴급사태를 발령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결국 보다 못한 의료전문가들이 자체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은 방문객들이 여흥을 즐기고 있다. /사진=EPA
지난 16일 일본 도쿄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은 방문객들이 여흥을 즐기고 있다. /사진=EPA
일본의사회, 일본간호사협회, 일본병원회 등 의료 관련 9개 단체는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통상적인 의료를 제공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며 '의교 긴급사태선언'을 발표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와 같은 감염 확산이 이어질 경우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통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면서 "신규 확진자를 늘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국민 한명 한면의 끈기 있는 행동이 감염 확대에서 수습으로 반전할 돌파구가 된다"고 호소했다.

또 나카가와 도시오(中川俊男) 일본의사회 회장은 "누구든 평등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일본이 자랑하는 의료 제도가 바람 앞의 등불이 됐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일본 민영방송사 뉴스네트워크인 ANN에 따르면 그는 "정부 여러분이 의료 긴급사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생각할지는 정부의 역할"이라며 "일반 국민도, 의료 관계자도 전원이 단결해 (코로나19를) 극복한다는 의지를 스가 총리가 표명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