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O 총회서 잠정 결론
디지털판에서 '일본해' 없어지지만 기존 해도도 국제공인
요미우리 "국제해도에 '일본해' 단독표기…디지털판은 숫자로"

국제수로기구(IHO)가 세계지도 표기의 표준이 되는 해도집에는 동해의 명칭을 '일본해'로 단독표기하고, 새롭게 제작하는 디지털 해도집(S-130)에는 숫자로만 해역을 표기한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IHO가 해역의 명칭을 숫자로만 표기하는 개정판 디지털 해도를 제작함에 따라 '일본해'라는 명칭이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우리 인식과 달리 일본해 단독표기를 유지하는 오프라인 판 역시 계속해서 국제적으로 사용을 공인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온라인형식으로 16~18일 열리는 IHO 총회에서 회원국들이 '사무총장안'을 채택하기로 잠정 결론내렸다고 전했다. 사무총장안이란 마티아스 요나스 IHO 사무총장이 제안한 중재안이다. 기존 국제 표준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는 일본해를 단독표기하고, 각 해역을 숫자로 표기하는 디지털 해도집(S-130)을 새롭게 제작하자는 방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해도집에서 일본해 명칭이 사라지게 됐다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 신문은 "앞으로도 일본해 단독표기의 정당성을 인정받게 됐다"며 기존 해도집에서 일본해 단독표기를 인정하는 합의안을 일본의 외교적 성과로 부각시켰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지는 못했지만 일본해 단독 표기를 막았다는 점에서 외교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도 숫자(식별번호)로만 표기되는 디지털 해도에 대해 "사무총장이 한국의 주장을 일정 부분 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해양의 경계와 주변의 조류, 수심 등 항해에 필요한 자료도 디지털 해도에 포함될 예정이다.

사무총장안이 총회에서 채택되기 위해서는 출석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을 포함해 가맹국으로부터 명확한 반대의사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라며 "IHO가 이달 중 총회에서 채택된 보고서를 정리해 정식 승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HO는 전세계 국가들이 공식해도를 작성할 때 기준이 되는 해도집을 작성한다. 동해는 1928년 초판부터 1953년 작성된 최신판인 3판까지 줄곧 'Japan Sea(일본해)'로 표기됐다. 일본은 한국이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때 작성된 초판이후 현행판까지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점을 일본해 단독표기의 근거로 내새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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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1997년부터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는 국제 외교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남북한과 일본, 미국, 영국 등 5개국이 두 차례의 비공식 협의를 통해 사무총장안에 합의하면서 동해를 둘러싼 오랜 갈등이 봉합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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