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트레저 아일랜드 호텔 앤 카지노'에서 라틴계 지지 모임 인사들과 함께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트레저 아일랜드 호텔 앤 카지노'에서 라틴계 지지 모임 인사들과 함께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NN NBC CBS ABC 등 현지 주요 언론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전체 538명 중 절반이 훌쩍 넘는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최종 승리한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지지자들의 대규모 집회에 참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 모든 엄청난 지지를 보게 돼 기쁘다"면서 "특히 토요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대형 집회를 비롯해 전국에서 벌어지는 자연적 집회들 말이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들러서 인사할 수도 있다"는 글을 남겼다. 집회 참가를 독려함과 동시에 자신의 세를 과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보수단체들은 토요일인 14일 워싱턴DC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면서 100만 명이 모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은 11일 "'백만 마가 행진'(Million Maga March), '트럼프를 위한 행진'(the March for Trump),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등의 이름을 내세운 단체가 오는 14일 정오 워싱턴DC에서 행진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뜻한다. '도둑질을 멈춰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을 두고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연관된 단어다.

단체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대규모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의 선거 불복 주장에 동조하는 행위를 표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여기에 극우성향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와 백인우월주의 집단, 신나치 그룹 등도 집회 참가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력 충돌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 펜실베이니아 개표장 밖에서 시위하는 트럼프 지지자들. 사진=연합뉴스
미 펜실베이니아 개표장 밖에서 시위하는 트럼프 지지자들. 사진=연합뉴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참가인원 규모는 모르겠다"면서도 "꽤 규모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극우성향 인사들과 백인우월주의자, 음모론자들이 집회를 홍보해왔으며 일부는 참가하겠다고 한 상태"라며 "14일 오전 6시부터 백악관 주변의 도로가 통제된다"고 전했다.

이에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최근 회견에서 "우리는 이러한 움직임을 계속 추적하고 있으며 대비하고 있다"면서 "워싱턴DC로의 총기 반입에 주의해달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총기 소지로 불상사가 생길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워싱턴DC에서는 허가증과 함께 총기를 숨겨서 휴대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10발 이상이 든 탄창을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며, 공개 소지는 금지된다.

워싱턴DC는 대선을 앞두고 번화가 상점 및 은행이 합판 등으로 유리창을 막으며 대선 결과에 따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왔다. 지금까지 시위 격화 등으로 폭력 사태가 벌어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