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마침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270명)를 넘어서며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변이 없는 한 46대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된다. 또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후보는 미국 첫 흑인·여성 부통령 타이틀을 갖게 됐다.

바이든은 대선 승리 직후 성명을 내고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국민들이 선택해줘 영광"이라며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는 안끝났고 바이든이 서둘러 거짓 승자행세를 한다"며 선거 결과에 불복할 뜻을 재확인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이 이날 마무리된 펜실베이니아주와 네바다주 대선 투표에서 승리해 각각 20명, 6명의 선거인단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기존 264명에서 290명으로 늘어난다.


두 후보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알래스카 등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경합 중이지만 승패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됐다.

바이든은 최종적으로 당선이 확정되면 내년 1월 20일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취임 시 만 78세인 바이든 당선인은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바이든은 미국 우선주의, 대북 온건주의를 지향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과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한반도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든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선거는 끝났고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고 강조했다. 또 트위터를 통해 "나를 뽑았든지 그렇지 않든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내게 준 믿음을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바이든이 공식 당선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지아, 위스콘신 등이 재검표를 하기로 결정한데다 트럼프가 개표 결과에 불복하고 소송전을 이어나갈 뜻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선 승리 보도 이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두 바이든이 왜 서둘러 거짓으로 승자처럼 행세하는지, 그의 미디어 우군들이 왜 그토록 그를 열심히 돕는지 알고 있다"며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9일부터 우리 캠프가 반드시 선거법이 완전히 지켜지고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 사건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5일에도 백악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합법적 투표만 계산된다면 이번 선거에서 나는 쉽게 이길 수 있었다"며 "이번 선거는 부정부패가 확인된 전례없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패배가 확정될 경우 1992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28년 만에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고 쓸쓸히 퇴장하게 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