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냐. 두 후보의 운명이 달린 결전의 날이 밝았다.

3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과 연방 상·하원 의원을 뽑기 위한 투표가 미국 전역에서 시작됐다. 오전 0시 뉴햄프셔 작은 마을인 딕스빌노치 등 2곳을 시작으로 주별로 오전 5시부터 8시 사이에 투표가 시작된다. 투표 종료 시간도 주별로 달라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에 마감된다.

뉴햄프셔주의 작은 산골 마을인 딕스빌노치와 밀스필드에서 0시(한국시간 전날 오후 2시)에 동시에 마감한 첫 투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총 16표를 얻어 10표에 그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6표 차로 눌렀다.

작년 1월 민주당 후보들의 출마 선언에서 출발한 22개월의 대장정은 이제 종착점에 이르러 유권자의 선택만 남겨둔 상황이다. 당선인 윤곽은 이르면 3일 밤늦게 또는 4일 새벽에 나올 수 있지만, 우편투표 급증에 따른 개표 지연과 박빙 승부가 맞물릴 경우 며칠이 걸릴 수 있다.


'삼수' 만에 대선 도전인 바이든 후보는 그의 장남인 보 바이든과 교통사고로 사별한 첫 아내가 묻힌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교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시작했다. 대다수 여론조사 기관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여론조사상 열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전날 오후 9시) 친여 성향의 폭스뉴스에 출연해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특히 남부 '선벨트'인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자신이 크게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이날 현장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 선거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일 밤까지 9965만명이 사전투표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일반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사전투표를, 공화당 지지자들은 현장투표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선은 의회의 상·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의회 권력의 재편이란 측면에서도 관심을 끈다. 예측기관들은 민주당이 하원 과반 의석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도 매우 위태롭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상황에 따라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 권력까지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ABC방송이 운영하는 선거 예측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대선 결과는 빠르면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시쯤 나올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기록적인 사전투표 때문에 개표가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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