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하루 10만 명을 넘어섰다. 대선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막바지 판세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美 신규 확진자 하루 10만 명…경합주 승패 좌우할 변수되나
로이터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지난달 30일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233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까지 미국의 누적 확진자도 처음으로 900만 명을 넘었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센터장은 “앞으로 몇 주에 걸쳐 바이러스가 산불처럼 번질 것”이라며 “결국 나라 전체에 불이 확산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6개 핵심 경합주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는 이날 기준 2499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시간주(3434명)와 노스캐롤라이나주(2812명)도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다. 플로리다주, 위스콘신주, 애리조나주 등은 지난 9월부터 하루 신규 환자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분석기관 쿡폴리티컬리포트(CP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펼치는 13개 경합주에서 하루 평균 신규 환자가 2주 새 47%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경합주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은 막판 추격전을 펼치는 트럼프에게 불리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표율 분석 전문가인 잰 랠리 아메리칸대 정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한 유권자들의 대화가 많아질수록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코로나19 감염에 더욱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현장 투표율이 함께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NYT는 경합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투표해야 할지, 누구에게 표를 찍을지를 두고 많은 불확실성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