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기업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미 게임회사들에게 데이터 보안과 관련한 정보를 요구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명한 위챗 및 텐센트를 제제하는 행정명령의 발효를 코앞에 두고 나온 조치다. 텐센트의 투자를 유치한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이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외국인투자위원회(CIFUS)는 최근 에픽게임즈, 라이엇게임즈 등 게임회사들에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문의하는 서신을 발송했다. CIFUS의 연락을 받은 게임회사들은 모두 텐센트를 주주로 두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텐센트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의 지분 90% 이상, ‘포트나이트’의 에픽게임즈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CIFUS는 외국기업이 미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투자할 경우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지 여부 등을 조사한다. 과거에 종료된 거래까지 소급적으로 조사 가능한 권리까지 갖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CIFUS가 판단할 경우 미 대통령에게 거래 제한 등을 권고할 수 있다. 따라서 CIFUS의 이번 조치는 미 정부의 중국기업 때리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텐센트가 투자한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요구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텐센트는 미 유니버설뮤직 등에도 투자했다. 미 정부는 화웨이, 틱톡과 바이트댄스에 이어 중국 최대 모바일메신저인 위챗과 운영사인 텐센트를 제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위챗 및 틱톡과 미국인 및 기업들의 거래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서명일 기준으로 45일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미 상무부는 20일 경 위챗 및 텐센트 제재 범위를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