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수수료를 내세운 중국의 온라인 증권사 이스트머니닷컴(동방재부망)이 증권사 시가총액 세계 5위에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트머니의 주가는 올해 초 13.14위안에서 14일 23.61위안으로 9달 반 동안 80% 가까이 뛰었다. 시가총액은 2033억위안(약 35조3000억원)이 됐다.

블룸버그가 대형 증권사 시총을 달러로 비교한 결과 이스트머니의 시총은 296억달러로 모건스탠리(794억달러), 골드만삭스(720억달러), 중국 중신증권(520억달러), 중국 CSC(494억달러)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증권사 중 하나로 꼽히는 크리디트스위스(265억달러)를 6위로 밀어냈다.

이스트머니는 애널리스트 출신 치쉬 회장이 2005년 상하이에 설립한 온라인 증권사다.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21% 지분을 갖고 있는 치 회장의 자산도 62억달러(약 7조3000억원)로 불어났다.

이스트머니는 미국에서 '수수로 0원'을 내걸고 빠르게 성장한 로빈후드와 공통점이 많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기술주를 선호하는 청년층을 낮은 수수료, 소셜미디어 기능 등을 통해 주식 시장으로 이끌었다. 이스트뱅크는 주식 거래에 0.25%, 펀드 거래에 0.15%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이스트머니의 올 상반기 매출은 33억4000만위안(약 580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뛰었다. 순이익은 8억7080만위안에서 18억1000만위안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이스트머니는 중국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인터넷 주식중개 면허와 공모펀드 판매 면허를 동시에 갖고 있다. 또 주식 투자자 전용 소셜미디어인 '구바'를 운영하면서 수백만 투자자들이 온갖 투자 팁과 루머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기관투자가들에게 시장 분석 데이터도 판매하고 있다.

존 조우 MQ투자 펀드매니저는 "이스트머니의 독특한 사업 모델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신의 10대 보유 종목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스트머니는 사용자가 몇 명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이스트머니 주식거래 앱의 월 평균 사용자를 1140만명, 펀드 거래 앱 사용자는 1090만명으로 추산했다. 중국 주식거래 앱 가운데 퉁화순(1730만명)에 이어 2위다.

이스트머니는 시장·기업 정보 분석업체로 출범해 2015년 온라인 주식거래, 2018년 펀드 판매 면허를 차례로 취득했다. 이스트머니의 펀드 플랫폼에는 140개 자산운용사의 8000개 펀드가 올라와 있다. 여기서 팔리는 펀드는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마저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31명 가운데 28명이 '매수' 추천을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