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바이오기업 이뮤노메딕스를 210억달러(약 24조9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회사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길리어드가 이뮤노메딕스의 발행 주식 전부를 주당 88달러(약 10만4000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일 종가(42.25달러)에 108%의 프리미엄을 더한 것이다. 인수 절차는 올 4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길리어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이뮤노메딕스의 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를 손에 넣게 됐다. 트로델비는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로 쓰일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현재 이뮤노메딕스의 시장 가치는 1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뮤노메딕스는 내년 상반기에 유럽에서도 트로델비의 사용 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길리어드는 트로델비의 FDA 승인 직후부터 이뮤노메딕스와 파트너십 관련 대화를 이어왔다. 최근 2주 전부터 인수에 관해 구체적인 논의를 했으며 이후 급물살을 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는 경쟁력이 있고 다양한 종양학 포트폴리오를 마련하려는 길리어드의 노력에 중대한 진전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로 유명한 길리어드는 최근 면역항암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 혈액암 치료제를 생산하는 바이오회사 포티세븐을 50억달러에 인수했고, 자운스테라퓨틱스와 아쿠스바이오사이언스 등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업체들과도 협약을 맺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