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의 해킹 공격이 크게 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캠프 관계자·자문위원, 싱크탱크 등을 겨냥한 러시아 군사정보국(GRU)의 해킹 공격이 급증했다. 러시아 해커들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대선 관련 기관 28곳의 이메일 계정 총 6912개에 대해 해킹을 시도했다. MS는 “해킹 공격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했다”며 “공격 대상이 된 이들에겐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GRU는 2016년 미 대선 때 민주당 전국위원회(DNI)를 해킹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유포한 기관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각국 해커 중에서도 러시아 해커들의 위협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발 해킹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해커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와 학계 저명인사, 안보연구소 등을 겨냥해 공격하고 있다. 통상적인 정보 수집 시도로 2008년 미국 대선 때 이뤄진 해킹과 비슷하다고 NYT는 분석했다.

MS는 이란도 지난 5~6월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 참모와 미국 정부 관리 등의 개인 이메일 계정을 해킹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핵 개발 문제와 무기 금수 조치 등을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자국에 유리하다고 보고 사이버 공세를 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미국과 서방국 간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어 중국, 러시아에는 더 나은 선택지라는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중국 전·현직 정부 관리 9명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 간 유대관계를 약화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 캠프 핵심 인사들과 러시아 정보당국의 내통설에 휘말려 특별검사로부터 수사를 받았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