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역학조사로 원인 규명…병원측 위생 관리 소홀 가능성
이탈리아서 병원서 신생아 100명 시트로박터균 감염…4명 사망
이탈리아의 한 어린이 전문병원에서 신생아들이 병원의 위생 관리 미비에 따른 치명적인 세균 감염으로 잇따라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사이 북부 베로나에 있는 돈나 델 밤비노 어린이 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약 100명이 시트로박터 코세리균(Citrobacter koseri)에 감염됐다.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고 9명은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균과의 시트로박터 코세리는 요로감염·복막염·패혈증 등을 유발하는 위험 균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12월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의 연쇄 사망을 부른 시트로박터 프룬디균도 같은 계열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 규명에 나선 보건당국은 정밀 역학 조사를 거쳐 균이 묻은 병원 내 수도꼭지가 원인인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의료진이 이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로 신생아를 목욕시키거나 젖병 등을 씻으면서 신생아 감염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병원과 의료진들의 위생 관리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보건당국은 이러한 조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주 정부와 검찰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베로나가 속한 베네토주의 루카 차이아 주지사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가장 무시무시한 박테리아 가운데 하나인 시트로박터가 신생아 사망의 원인"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은 작년 11월 해당 병원에 입원해 있던 7개월짜리 여아가 세균성 감염으로 갑자기 사망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고 당국의 광범위한 역학 조사로 이어졌다.

검찰 역시 해당 피해자 부모의 수사 의뢰에 따라 의료진의 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의 병원은 지난 6월 폐쇄됐다가 건물 전체 살균 작업을 거쳐 지난 1일 부분적으로 운영을 재개했다.

이 병원에서는 매년 3천명 이상이 출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