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식료품 회사인 네슬레가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들여 땅콩 등 식품 알레르기 치료법을 연구하는 미국 바이오기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네슬레는 이 기업의 가치를 26억달러(약 3조원)로 평가했다.

네슬레는 3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사인 에이뮨 테라퓨틱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에이뮨은 유아동의 땅콩 알레르기 발생빈도를 줄이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땅콩 알레르기 관련 치료법 승인을 받은 유일한 기업이다. 에이뮨은 땅콩 알레르기 외에도 다른 식품 알레르기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네슬레는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에이뮨의 완전 인수를 결정했다. 네슬레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2억4000명이 땅콩 알레르기를 겪고 있다. 땅콩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비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으나, 과학자들은 땅콩을 비롯한 식품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유아동 중 2%가 땅콩 알레르기를 겪고 있는데, 이는 1997년 이후 4배 증가했다. 네슬레는 에이뮨의 어린이용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의 시장 규모를 10억달러로 예상했다.

네슬레는 이미 에이뮨 지분 25.6%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인수 대상은 나머지 74.6%다. 네슬레는 지난달 28일 에이뮨의 종가에 174%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34.5달러의 인수가를 제시했다. 네슬레의 파격 제안에 31일 나스닥시장에서 에이뮨 주가는 171.59% 급등했다.

네슬레는 자회사인 네슬레 헬스 사이언스를 2011년 설립한 이후 식품과 제약사업을 결합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해 왔다. 특히 알레르기 예방 및 치료 시장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