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23.9% 감소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31일 보도했다. 이는 인도가 1996년 분기별 경제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악의 수치다.

2016년 8%를 넘던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8년 말부터 본격적인 하강 곡선을 그렸다. 2018년 4분기(5.6%)에 경제성장률은 5%대로 내려앉았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앞서 올해 1분기(3.1% 성장)가 포함된 인도의 2019∼2020 회계연도(매년 4월 시작) GDP 성장률은 4.2%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막기 위해 전국 봉쇄령을 발동한 뒤 경제 활동이 사실상 멈춰섰다. 봉쇄 조치로 주민 이동·외출이 제한됐고 상업·산업시설도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실업자가 쏟아졌고 소비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4월에는 세계 4∼5위 규모인 인도 자동차 시장의 월간 내수 판매가 사상 처음 '제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는 5월 중순부터 통제 조치를 차례로 해제했으나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근 자동차, 휴대폰 등을 중심으로 조금씩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인도중앙은행(RBI)도 지난 3월 이후 금리 1.15%포인트를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다. 현재 기준금리는 4%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심해지면 경기 회복 움직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362만1245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일 연속으로 7만 명대를 기록하는 등 연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