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미 정부의 지원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조종사 285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이 기업 사상 최대 규모 감원안으로 유나이티드항공 전체 조종사 중 21%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지게 됐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은 사내 공지를 통해 미국 정부의 항공업계 급여 지원금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1일부터 조종사 285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 경영진은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감원이 현실화될 경우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는 10월1일 조종사 약 1750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10월 말과 11월 말 각각 550여명을 더 해고한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수요가 크게 꺾이자 미 항공업계에 총 250억달러를 지원했다. 각 항공사가 기존 고용 규모의 90% 가량을 유지하는 조건이다. 이 지원책은 오는 9월30일 종료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수요 침체가 이어지면서 각 항공사들은 추가 지원금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내 13개 항공사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탑승객 수는 전년동기 대비 70% 이상 적었다.

각 항공사는 지원금 연장이나 추가가 없을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오는 10월부터 직원 감원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달엔 조종사를 비롯한 직원 3만6000명에게 일시 해고 가능성을 통보했다.

로이터통신은 "유나이티드 항공이 미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준비하는 공화당 전대 기간 대규모 실직 이야기를 꺼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압박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항공사들간 정부 지원금 연장 협의는 교착 상태다. 각 항공사는 공화당 전대기간 잇따라 감원안을 내놨다. 지난 25일엔 아메리칸항공이 10월 중 직원 1만9000명을 감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기준 직원의 30% 수준이다. 이중 조종사 감원 예정 인원은 약 1600명이다. 델타항공은 조종사 1900명을 감원할 수 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