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 취임 이전으로 뒷걸음질친 일본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4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민간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2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9명이 2024년에야 일본 경제가 2019년 3분기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을 회복 시점으로 전망한 전문가가 6명으로 뒤를 이었다. 2025년을 예상한 전문가도 3명이었다.

일본 내각부는 전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7.8%, 연율 환산치로는 27.8% 감소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55년 이후 최악의 역성장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485조1000억엔(약 5400조847억원)으로 2011년 2분기(485조엔) 이후 최저치다. 일본 경제가 아베 총리가 취임한 2012년 말 이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3분기 일본 경제가 연율 13.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 연말 일본 경제가 또다시 역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7월 들어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고 있어 GDP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고노 류타로 BNP파리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경계감 때문에 국내외 수요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 오는 4분기 GDP 증가율이 또다시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의 실적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1703곳의 2분기 순익은 4조575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감소했다. 7분기 연속 상장사들의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8% 감소한 126조1409억엔으로 2012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이상 적자전환) 기계(-98.3%), 정밀기기(-80.1%)의 수익성이 격감하면서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체들의 순익이 85.4% 줄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