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백신전문가가 미국이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의 한 백신전문가가 미국이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의 한 백신전문가가 미국이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백신 전문가인 타오 리나는 13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패스트트랙을 선택한 것은 겨울이 오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악화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러시아의 백신 승인으로 각국 백신 개발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서방 국가가 러시아 백신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은 정치적 원인이 더 크다. 자국의 백신 개발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다음으로는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국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시각으로 11일 코로나19 백신이 공식 등록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등록됐다. 상당히 효율적으로 기능하며 지속적인 면역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백신이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쳤다면서 자신의 두 딸 중 한 명도 이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해 접종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백신은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 V'(Sputnik V)로 명명됐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해당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잇따라 의구심을 드러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러시아가 백신에 대한 효과 입증을 확실히 했는지에 대해 심각히 의문"이라며 "백신 제조는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같은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6개 이상의 백신 후보를 갖고 있는 데다 사람들에게 해가 되고 효과가 없는 것을 제공할 가능성을 감수한다면 다음 주에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대니얼 살몬 미국 존스홉킨스대 백신안전연구소장도 "러시아가 백신에 위약 효과를 넘어서는 효과가 있는지와 접종자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지를 검증하는 3상 시험을 건너뛰는 위험한 걸음을 내디뎠다"면서 "정말 위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