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상 최저인 ‘연 2%대 금리’가 적용된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가 발행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채권 매입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미 알루미늄 캔 제조업체 볼코퍼레이션이 BB+ 등급인 10년 만기 회사채 13억달러어치를 연 2.875%에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행된 10년 만기 정크본드 중 가장 낮은 금리로 발행됐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10억달러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으나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3억달러 더 늘렸다”며 “희망 금리도 연 3%였는데 결과적으로 이보다 더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캔 음료 수요가 늘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볼코퍼레이션 측은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2022년 만기 선순위 채권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금리 하락은 미 회사채 시장의 전반적인 현상이다. 인터내셔널익스체인지(ICE)에 따르면 미 정크본드 평균 수익률은 지난 7일 연 5.37%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에는 11.38%까지 치솟았다. 정크본드뿐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도 사상 최저인 연 1.82%를 기록했다.

이 같은 회사채 시장의 호황은 Fed의 ‘돈 풀기(양적 완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Fed는 유통시장 기업신용기구(SMCCF)와 발행시장기업신용기구(PMCCF)를 통해 회사채까지 사들이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