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외교안보 이슈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전면적인 ‘경제 전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를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틱톡에 관한 한, 우리는 미국에서 그 사용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는 그런 권한이 있다”며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이나 행정명령을 동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미국 사업 인수설’에 대해서도 “그 거래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틱톡 금지 발언 이후 MS가 틱톡과 벌이던 인수 협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美 "안보 위협" 내세워 플랫폼 전쟁서 中 견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틱톡 때리기’에 나선 표면적 이유는 ‘안보 위협’이다. 미 행정부와 의회는 틱톡이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틱톡을 사용하면 개인정보와 기밀이 중국 공산당에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은 같은 논리로 세계 5세대(5G) 통신장비 선두기업인 중국 화웨이를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 발동을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77년 발효된 이 법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와 단체, 개인을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 뉴욕타임스는 행정명령과 함께 국제비상경제권한법으로 미국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차단하거나 틱톡 운영사를 ‘면허 없이 물건을 판매해선 안 되는 기업’에 포함할 수 있다고 했다.

표면적으론 안보 위협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디지털 플랫폼 전쟁’에서 중국에 앞서기 위한 성격이 짙다. 미·중 패권전쟁의 승패가 기술패권에 달린 만큼 중국 기업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대선 전략의 일환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인 사이에서 초당적 공감대를 얻고 있는 ‘반중(反中) 정서’를 자극해 지지율을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내 이용자가 1억 명이 넘는 틱톡 금지에 대한 반발 여론이 변수가 될 수 있다. 2만5000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한 이용자는 틱톡 라이브방송에서 “모두가 기겁하고 있다”고 했고, 300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둔 19세 가수 베이비 애리얼은 “트럼프가 싫다”고 틱톡에 썼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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