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960년대 흑인인권운동을 이끈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80·사진)이 췌장암으로 지난 17일 타계했다.

루이스 의원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흑인인권운동을 이끈 ‘6명의 흑인 운동가’ 가운데 한 명으로 마지막 생존자였다. 학교와 버스, 식당 등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짐크로법 반대 투쟁에 앞장섰다. 그는 학생운동단체인 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SNCC) 설립에 참여했고, 버스를 타고 미국 남부를 돌며 시위를 벌인 ‘프리덤 라이더’ 중 한 명이다.

1981년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훈장을 받았다. 자유훈장은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이다.

루이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껄끄러운 관계였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자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공모했기 때문에 합법적 대통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루이스 의원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다가 뒤늦게 트위터를 통해 “인권 영웅 루이스의 별세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고 썼다. 백악관을 비롯한 관공서에는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