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2일(현지시간)에도 6만 명에 육박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됐다. 새로운 ‘핫스폿’으로 부상한 플로리다에선 미국 50개 주(州) 역대 최다인 1만5000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이날 1만5300명이 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지난 1월 워싱턴주에서 미국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이다. 종전 최다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2일 나온 1만1694명이었다. 1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14만3000여 명으로 한 주 전 6만8000여 명의 두 배를 넘는다. 게다가 플로리다주의 양성 판정 비율(검사자 가운데 양성자 비중)은 이날 19.6%에 달했다. 5명을 검사하면 1명이 감염자로 나온다는 뜻이다. CNN은 이를 근거로 향후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美 플로리다 하루 1만5000명 확진…통제불능 치닫나
미국 전체 확진자는 12일 5만8349명 늘어난 341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단 하루를 빼고 모두 5만 명 이상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주별로는 뉴욕주의 누적 확진자가 42만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32만여 명), 플로리다(27만여 명), 텍사스(26만여 명) 등 기후가 온난한 남부 ‘선벨트’ 지역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확진자와 함께 사망자도 늘어나면서 텍사스주 일부 지역에선 영안실이 꽉 차 시신을 보관하는 냉동 트럭까지 다시 등장했다.

경제 재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내털리 딘 플로리다대 보건통계학 교수는 “기업과 상점이 많이 문을 연 상태에서 감염속도가 늦춰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플로리다 올랜도의 디즈니월드는 4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가 지난 11일부터 순차적으로 개장을 시작했다.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을 의무화했지만 ‘직원과 손님의 목숨을 담보로 도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디즈니랜드는 17일 개장을 예정했다가 다시 연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의 일환으로 올 가을 학교 수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 방안 역시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통령과 행정부가 아이들의 건강을 해친다. 학교 정상화 발언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전염병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을 관련 업무에서 사실상 배제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 소속된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재개 계획과 상반되는 진단을 지속해서 쏟아냈다. 최근에도 확산이 거센 일부 지역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가을 등교 계획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파우치 소장은 6월 첫째주 이후 한 달이 넘도록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지 않았다. 대통령 보고 일정이 사라졌다는 것은 해임 신호로 읽힌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