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IE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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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세계 원유 공급량이 9년만의 최저치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인도 등 대형 원유 소비국의 경제 재개 움직임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확 꺾였던 원유 수요가 하반기엔 상당폭 회복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일(현지시간) 월간 원유시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IEA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원유 공급량은 9년만의 최저치인 일평균 8690만배럴을 기록했다. IEA는 "OPEC+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대부분 준수하고,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각 기업이 산유량을 줄이면서 세계 석유 생산량이 지난 4월에 비해 하루 평균 1370만배럴 가까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IEA에 따르면 지난달 OPEC+ 감산합의 준수율은 108%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합의와는 별도로 100만배럴을 추가 감산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IEA는 "적극적인 감산 조치로 OPEC 원유 생산량은 약 30년만에 최저 수준을 냈다"며 "OPEC+ 감축이 합의대로 유지된다면 올해 세계 원유 공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10만배럴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EA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는 일평균 9210만배럴로 예상했다. 올해 석유 수요 전년대비 감소폭이 하루 790만배럴 가량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월 전망보다 석유 수요 예상치가 일평균 약 20만배럴 늘었다. IEA는 지난달에는 석유 수요를 전월 전망치보다 50만배럴 상향 조정했다.

IEA는 전망치를 수정한 근거로 2분기 하락세가 예상보다 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EA는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수요 타격은 이미 지났다"며 "상반기에 수요가 전년대비 일평균 1075만배럴 줄었지만, 하반기에는 수요 감소폭이 510만배럴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지난 5월부터 중국과 인도에서 수요 반등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도 낙관적인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중국에선 석유 수요가 전월대비 평균 70만 배럴 늘었다. 인도 수요 증가폭은 110만 배럴이었다. 지난달 중국 정제투입물량은 일평균 약 1400만배럴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IEA는 "최근 국제 선물시장에서 원유 근월물 가격과 원월물 가격 격차가 이전보다 줄었다"며 "이는 원유 재고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유 수요가 늘고 있긴 하지만 기존에 쌓여있는 재고도 상당히 많다는 점은 원유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IEA는 코로나19 재확산세 등이 원유시장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인해 원유 시장 전망 불확실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IEA는 보고서에 "경제활동 회복세가 여러 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지만, 북미와 중남미 등 일부 지역에선 코로나19 재확산에 의한 재봉쇄 가능성도 점쳐진다"며 "경제적 영향이 얼마나 심각할지 등은 시간만이 알려줄 것"이라고 썼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