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8세 여아 피격돼…"사촌과 놀려던 건데"
시카고선 집앞서 자전거 타던 7세 여아 즉사
지난 주말 시카고의 할머니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다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7살 흑인 여아 나탈리아 월리스.  /트위터 캡처

지난 주말 시카고의 할머니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다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7살 흑인 여아 나탈리아 월리스. /트위터 캡처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고 외치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 미국 전역에서 폭력을 동반한 집회가 잇따랐다. 시위대 중 일부가 난사한 총기 사고로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폭스뉴스 등 언론에 따르면, 미 독립기념일(7월 4일)을 맞은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서 시위 및 방화, 약탈이 벌어졌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웬디스 매장 인근을 운전하던 흑인 여성의 차량이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에 수 차례 피격됐다. 패스트푸드점인 웬디스는 지난달 12일 경관을 구타한 뒤 테이저건을 탈취했던 흑인이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한 뒤 단골 집회 장소가 된 곳이다. 당시 사건이 벌어졌던 웬디스 매장은 시위대 방화로 전소된 상태다.

이날 피격된 흑인 여성은 웬디스 인근 주차장에 들어가려다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채 출입을 통제하던 무장 시위대와 마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급히 차를 돌려 현장을 빠져나가려고 시도하다 총탄 세례를 받았다.
지난 주말 애틀랜타 웬디스 매장 인근에서 무장 시위대가 쏜 총에 피격된 차량 모습. 이 차에 타고 있던 8살짜리 흑인 여아인 세코리아 윌리엄슨이 과다 출혈로 숨졌다. 트위터 캡처

지난 주말 애틀랜타 웬디스 매장 인근에서 무장 시위대가 쏜 총에 피격된 차량 모습. 이 차에 타고 있던 8살짜리 흑인 여아인 세코리아 윌리엄슨이 과다 출혈로 숨졌다. 트위터 캡처

이 과정에서 여성이 차에 태우고 있던 8살짜리 여아(세코리아 윌리엄슨)가 총에 맞아 피를 흘렸고, 인근 병원으로 급히 데려갔으나 숨졌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적어도 두 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사망한 아이의 아빠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는 단지 집에 가서 사촌과 놀고 싶었을 뿐”이라고 울먹였다.

역시 흑인 여성인 케이샤 랜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5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니냐”(Enough is enough)며 폭력 시위를 비판했다. 그는 “(8살 여아의 사망 사건을) 경찰 탓으로 돌릴 순 없다”며 “(일부 시위대는) 어떤 경찰보다도 더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다른 도시에서도 어린이들의 희생이 잇따랐다. ‘무법 천지’로 바뀌고 있는 시카고에선 지난 이틀 간 어린이 두 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어린이 사망자는 7살짜리 흑인 여아와 14살짜리 소년으로 파악됐다.

7세 여아(나탈리아 월리스)는 할머니 집에서 자전거를 타며 놀다 괴한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즉사했다. 월리스의 아빠인 네이선 월리스는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말을 걸 수도, 안아줄 수도, 자기 전에 얘기할 수도 없다는 게...”라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주말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무장 시위대가 발사한 총에 맞아 숨진 8살짜리 흑인 여아 세코리아 윌리엄슨.  /트위터 캡처

지난 주말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무장 시위대가 발사한 총에 맞아 숨진 8살짜리 흑인 여아 세코리아 윌리엄슨. /트위터 캡처

14세 소년 역시 시카고의 대규모 집회 인근에서 무장한 괴한 4명에게 피격됐다. 괴한들은 멀리 떨어져 있던 소년 무리를 향해 총기를 난사했고, 이 자리에서 3명이 숨졌다고 한다.

지난 주말 시카고에서만 총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에선 같은 기간 44명이 다쳤고, 최소 6명이 살해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