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실업수당을 청구하려는 이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실업수당을 청구하려는 이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주 연속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뚜렷해지면서 고용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6월 14~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48만여건으로 전주(154만건) 대비 약 6만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135만건)을 웃도는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주 연속 시장 예상보다 더 악화된 수치를 보였다"며 "경제 재개 이후 각 주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일면서 고용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규모는 지난 3월 넷째주 687만건을 기록한 이래 12주 연속 하락세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월 셋째주 330만건을 넘겨 넷째주 687만건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지난 5월 24~30일(188만건)에는 처음으로 200만건 밑으로 내려왔고, 같은달 31~6일에는 157만건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신규 실업수당 청구 규모가 매우 크다. 코로나19 사태가 노동 시장에 본격적인 충격을 미치기 전인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22만건 수준이었다.

미국 일자리 감소세가 완화되고는 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동시장이 서서히 회복되는 분위기지만 경제학자 등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해질 경우 경제 재개 움직임에 타격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기업이나 영업장의 감원 규모가 이전보다 줄었을 뿐 고용이 확연히 는 것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구인구직 플랫폼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등의 해고는 둔화되고 있지만,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통제되지 않을 경우 그간 실업 타격을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히 긴 기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애리조나, 텍사스, 유타와 같은 일부 주에서는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주에선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세에 일부 영업장은 지난 3~4월 폐쇄했다 다시 연 매장을 다시 폐쇄하고 있다. 전날 애플은 텍사스 휴스턴 일대 7개 점포를 일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세에 닫았다가 최근 연 곳을 또 닫는 조치다. 애플은 지난주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에서도 같은 조치를 했다. CNBC는 "애플 매장은 대개 시내 주요 쇼핑센터 등에 입지했다"며 "이는 미국에서 소매영업이 얼마나 원활히 재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이날 실업수당 청구건수 발표 이후 미국 주요 선물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다우 선물지수는 0.7%인 174포인트 하락했다. S&P 500 선물은 0.6%, 나스닥 선물은 0.1% 내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