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가 자가격리 위반한 최측근 옹호하자 비판…英정부 "범인 색출"…
해리포터 작가 "그 글 쓴 분에게 1년치 임금 주고 싶어"

영국 정부가 보리스 존슨 총리를 겨냥한 비판 트윗을 남긴 공무원 색출에 나섰다.

문제의 발단은 24일(현지시간) 영국 공무원 트위터 공식 계정이었다.

"오만방자하다.

진실을 왜곡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기분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나"란 트윗이 올라왔다.

"총리는 오만방자" 공무원 트윗에 영국 발칵
주어가 생략됐지만, 영국인들은 이 트윗이 존슨 총리와 그의 수석 보좌관인 도미닉 커밍스를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커밍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방의 부모 농장을 방문했다.

비난 여론이 확산했지만, 존슨 총리는 오히려 커밍스를 옹호했다.

영국 내각은 "인가되지 않은 글이 계정에 게시됐다"면서 트윗을 9분 만에 삭제했다.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부가 글을 올린 공무원 색출에 나서자 비판도 확산했다.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공무원의 트윗은 용감한 행동이었다"고 지지하는 익명의 독자 글을 게시했다.

자신도 공무원이라고 밝힌 이 독자는 "트윗을 올린 사람이 잡히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만약 잡힐 경우엔 내부고발자 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가격리 규정을 어긴 총리 수석 보좌관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왜 공무원은 트윗으로 처벌받아야 하느냐는 논리도 폈다.

"총리는 오만방자" 공무원 트윗에 영국 발칵
해리포터의 작가 J.K.롤링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존슨 총리 비난 글을 언급하면서 "그분에게 1년 치 임금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가격리 규정을 어긴 수석 보좌관을 옹호하는 존슨 총리에 대해선 집권당인 보수당 내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로저 게일 의원이 "총리 보좌관에게 적용되는 법이 다르고, 국민에게 적용되는 법이 다를 수는 없다"고 주장하는 등 19명의 보수당 의원이 커밍스의 경질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