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쟁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전한 모양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전통흑인대학(HBCU) 합동졸업식 영상 축사에서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 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소재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저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영상 축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코로나19를 통해 산산조각났다”며 “심지어 많은 사람은 책임이 없는 척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누구를 공격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지난 9일 CNN방송을 통해 공개된 전화통화 녹음본에 따르면 오바마는 측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측의 코로나19 대응을 ‘혼란투성이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이 통화에서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선거운동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겠다고도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책임론 등을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어 대선판이 ‘트럼프 대 오바마’의 전·현직 대통령 간 대결 구도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