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봉쇄조치가 시행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분기 성장률은 1분기를 웃도는 사상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통계청(ONS)은 13일(현지시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2008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09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자료=영국 통계청(ONS)
자료=영국 통계청(ONS)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월간 GDP는 전달 대비 5.8% 감소했다. 이것이 1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23일부터 외출금지와 상점폐쇄 등 봉쇄조치를 시행했다. 영국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은 1분기 1.9% 줄었고, 제조업은 1.7% 감소했다. 가계소비도 1.7% 줄면서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공영 B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영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불황(recession)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기술적으로 2분기 연속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경기불황으로 정의한다.

수낙 장관은 올 2분기 성장률은 1분기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부터는 봉쇄조치가 한 달 내내 적용됐기 때문이다. 불과 9일 동안의 봉쇄조치로 월간 성장률이 -5.8%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두 자릿수 감소폭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가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완화된다는 전제하에 올 2분기 성장률이 25%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GDP는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