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경제 활동을 너무 빨리 재개하면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죽음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핵심으로 ‘코로나 대통령’으로 불리는 파우치 소장은 12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조급하게 문을 열면 발병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주 정부가 연방 지침을 따르지 않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 인명 피해와 추가적인 경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파우치 소장의 우려다. 백신 없이도 바이러스가 사라질 수 있다고 장담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그는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여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해선 “현재 8개의 백신이 임상 단계에 있고, 많은 제약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학교가 개학하는 8∼9월까지는 백신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브렛 지로어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능력과 관련해 “오는 9월까지 한 달에 최대 5000만 건씩 검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민주당은 이날 3조달러 규모의 자체 5차 경기 부양책을 공개했다. 이번 부양책에는 주 정부에 1조달러를 지원하고 미국인 1인당 최대 1200달러씩 지급하며, 주 600달러인 실업수당을 내년 1월까지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15일 하원에서 이 부양책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공화당 반응은 시큰둥하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현실을 다루려는 게 아니라 (민주당의) 열망을 위해 고안됐다”고 비판했다. 케빈 메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자유주의자들의 희망사항이자 탁상공론”이라며 “법제화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