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94%가 "3월 매출 작년의 절반 이하로 줄어"
폐업도 속출…"똑똑한 사람들 빨리 사업 접어"
中코로나19 종식단계인데도 외식업계 '한파' 지속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보복적 소비'를 생각했지요.

하지만 하루 8끼를 먹고 싶다고 8끼를 먹을 수 있나요.

불가능한 얘기죠."
중국 인터넷에서 유명한 상하이의 식당 이몐춘풍(一面春風)의 점장은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지난 3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완연히 꺾이면서 중국에서 봉쇄 조치가 대부분 풀리고 많은 식당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외식업계의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오랫동안 집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처음 밖으로 나왔을 때 잠시 '보상적 소비'에 관심을 보이는 듯도 했지만 이는 국지적인 '반짝 현상'이 그치고 말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음식점협회연구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코로나19 중의 3월 음식업 생존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5천451개 조사 식당 점포 가운데 93.63%가 올해 수익이 작년 같은 기간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특히 27.45%는 매출액이 작년 동기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경영 사정이 극히 어렵다고 답했다.

식당을 찾는 손님 숫자도 예년 수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수준이다.

조사 대상의 94.61%는 방문 고객의 수가 작년 동기의 50%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하는 식당들도 속출 중이다.

점포를 여럿 거느린 대형 외식업체들은 수익성이 낮은 점포부터 정리하는 경우도 많다.

일본계 술집 와타미는 중국 내 7개 직영점을 닫았다.

상하이 와이탄(外灘)에 있는 미슐랭 별 하나 등급의 광둥요리 음식점 하카산도 최근 폐업을 선언했다.

이몐춘풍 점장은 펑파이에 "매우 많은 똑똑한 친구들은 곧바로 사업을 접고 해산을 했다"며 "만일 계속 영업을 하려면 계산을 매우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스턴컨설팅의 글로벌 파트너인 양리(楊立)는 "숫자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절대로 보복적인 소비가 나타났다고 볼 수 없다"며 "절대다수의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공황 심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펑파이는 "중국의 코로나19가 이미 명확히 통제되고 사람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지만 다수의 식당업 종사자들에게는 추운 겨울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 중인 가운데 불확실한 미래 탓에 많은 중국인이 여전히 소비를 꺼리고 있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5.8%였다.

1∼2월의 -20.5%에 이어 극심한 소비 위축 현상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는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로 1992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