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나.’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자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증시는 저점 대비 일제히 20% 안팎 상승했다. 다만 경제 충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세적 전환으로 예단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의 올해 최저점은 지난달 23일의 18,591.93이었다. 올해 고점(2월 12일)과 비교하면 37.1% 급락한 수치다. 하지만 꾸준히 올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락률의 절반 가까이 회복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달 19일의 저점(16,552.83) 대비 15%,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는 같은 달 16일의 저점(2450.37) 대비 14% 넘게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지난달 23일(2660.17)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각국 증시가 꿈틀대는 건 코로나19 확산세가 일부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진원지인 중국에서 신규 발병자 수가 급감한 데다 ‘제2의 우한’으로 꼽혔던 뉴욕에서도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이 쏟아내고 있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역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6일(현지시간) “확실히 말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 충격이 정점을 지났을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버넌 스미스 미 채프먼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전염병 위기가 곧 지나가면 경제가 매우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저점을 지났다고 주장할 근거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경제 충격이 시작 단계라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경기침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나쁠 것”이라며 “경제적 피해가 모든 나라에서 늘고 있다”고 했다.

투자은행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최소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정도의 경기침체가 예상된다”며 충격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