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영국군과 함께 12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 전날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내 군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아 미군과 영국군 사상자가 나오자 보복에 나선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이날 “이라크 내 카타이브 헤즈볼라 민병대의 무기고 등 군사시설을 겨냥해 정밀 공습을 했다”며 “친이란 민병대의 위협에 대한 비례적 조치”라고 발표했다. 미군 관계자는 “미군은 영국군과 합동 작전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국방부에 미군 피습 사건과 관련한 대응 권한을 일임했다. 전날 미군과 연합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타지 군기지에 로켓포 18발이 떨어져 미군 두 명과 영국군 한 명이 사망했다. 그간 이라크 내 군기지 공격으로 발생한 사망자 수 가운데 가장 많다. 부상자는 미군과 연합군, 기지 내 도급업자 등 14명이다.

이번 사건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 소행으로 보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 이번 사안을 논의했다”며 “미국인을 살해하고 다치게 한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곧바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올초 벌어진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군은 작년 말에도 이라크 내 군기지가 공격받아 미국인 도급업자가 사망하자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 폭격을 가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