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학을 비롯한 전국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지금까지의 각종 비상 대응책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탈리아 전역에서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사통신에 따르면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4일(현지시간) 주세페 콘테 총리 주재로 내각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결정했다. 휴교 기간은 5일부터 이달 15일까지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산 거점인 롬바르디아·베네토·에밀리아 로마냐 등 북부 3개 주의 각급 학교를 폐쇄한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휴교 기간을 오는 15일까지로 정하되, 상황에 따라 연장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정부는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의 모든 경기를 당분간 무관중으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089명이다. 전날(2502명)에 비해 587명 늘었다. 사망자 수도 107명으로, 전날(79명)에 비해 28명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은 국가는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이탈리아가 두 번째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 이탈리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사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관광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3~5월 석 달 동안 관광객 감소에 따른 손실액이 74억유로(약 9조76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 산업은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13% 비중을 차지한다. 관광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 이탈리아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사진) 등 주요 관광명소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탈리아 정부가 당초 계획한 올해 GDP 증가율은 0.5%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최고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이탈리아가 올해 제로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에선 향후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올해 이탈리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거점인 바르디아·베네토·에밀리아 로마냐 등 북부 3개주는 이탈리아 산업 중심지로서 전체 GDP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