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4년간 재임 중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사진)가 올해 총선에서 일단 정치적 고비를 넘겼다.

3일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2일 이스라엘 총선 출구조사 결과 네타탸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이 36~37석으로 최다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9월 총선 당시(32석)보다 의석이 늘었다. 맞수인 베니 간츠 대표가 이끄는 중도 청백당은 32~33석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결과로 네타냐후 총리는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될 공산이 커졌다. 이스라엘은 총선 득표율에 관계없이 연립 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총리가 될 수 있다. 대통령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인물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다. 이스라엘 의회 총 의석수(120석)의 과반(61석)을 넘긴 지지를 받아야 연정 구성을 인정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총선 승리를 자축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최종 연정 구성까지 순탄하게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리쿠드당 등 우파 진영이 확보한 의석이 의회 과반을 못 넘겨서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리쿠드당 주도 우파 진영이 총 59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과반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선 소수 정당 등과 다시 연정 협상에 나서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4월과 9월 총선에서도 연정 구성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라이벌 간츠 대표는 이겼지만 의회 과반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비리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는 점도 관건이다. 그는 작년 11월 뇌물수수, 배임,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스라엘에서 현직 총리가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17일 첫 재판을 받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연정구성권을 줄지 아직은 불분명하다”며 “기존 선출된 지도자의 집권을 박탈하거나, 비리 혐의가 있는 이에게 새 정부를 구성토록 허용하는 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