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탈레반 평화합의에 '포로교환' 포함…"미국 권한 아니야"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타결한 평화합의 내용 중 '포로교환'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딴지를 걸고 나섰다.

아프간 가니 대통령 "탈레반 수감자 5천명 석방 약속한 적 없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1일 "아프간 정부는 5천명의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관한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포로 교환은 미국의 권한이 아니고, 그들은 조력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가니 대통령은 "포로 교환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내부 협상 내용에 포함될 수 있으나, 협상의 전제 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가니 대통령 "탈레반 수감자 5천명 석방 약속한 적 없어"
전날 미국과 탈레반은 18년여에 걸친 무력 충돌을 종식하는 역사적 평화 합의에 서명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양측은 신뢰를 확인하는 절차로 이달 10일까지 국제동맹군·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천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천명을 교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과 탈레반 협상 과정에 배제된 아프간 정부는 '포로교환'이 자신들의 권한이라며 탈레반과 협상에 앞서 기 싸움에 나섰다.

탈레반은 그동안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탈레반은 미국과 평화 합의에 서명함에 따라 아프간 정부 대표와 10일께부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직접 협상에 나설 예정이라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탈레반은 이슬람 근본주의가 기반이고, 아프간 정부는 친미 정책을 바탕으로 세속주의와 민주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양측 지향점이 완전히 다르기에 합의점에 도달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