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각지로 퍼지면서 각 분야의 주요 국제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자동차·관광·정보통신(IT) 등 기업이 그 해의 최주요 전략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고, 업체간 계약을 체결하는 장이 없어지게 되면서 각 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 관광박람회 안 열기로

독일에선 세계 최대 관광박람회인 베를린국제관광박람회(ITB)가 개막을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ITB는 오는 4~8일 독일 베를린 메세베를린 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ITB를 주최하는 메세베를린 국제전시센터는 28일(현지시간) ITB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 취소를 공지했다. 센터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독일 연방정부 보건부와 경제부가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며 “직원들과 업계 관계자, 관람객 등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ITB는 독일에서 매년 3월 개최된 세계 최대 관광박람회다. 각국의 관광 관련 공사·기관과 여행사 등이 대거 참여한다. 최근 몇 년간 매 해 180여개국이 참여하고, 18만명 가량이 박람회를 찾았다. 작년엔 190여개국에서 약 1만1000개 부스를 열었다.
제네바모터쇼 공식홈페이지가 올린 행사 취소 공지문

제네바모터쇼 공식홈페이지가 올린 행사 취소 공지문

◆제네바 모터쇼, 관련 행사 사흘 앞두고 전격 취소

이날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도 행사를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를 발표했다. 제네바모터쇼는 당초 오는 5~15일 열릴 예정이었다. 공식 개최에 앞서 미디어 행사가 열리기 사흘 전에 행사가 취소됐다.

제네바모터쇼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위스 연방의회의 결정에 따라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스위스 연방회의는 연방장관 회의체인 연방평의회 임시 회의를 열고 당일부터 최소 다음달 15일까지는 10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지 않도록 결정했다. 1000명 미만 규모 행사에 대해선 지방정부인 칸톤이 자체적으로 개최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자국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다. 스위스에선 지난달 25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1905년 시작한 제네바모터쇼는 연간 60만명 가량이 찾는 자동차업계 거대 연례행사다. 올해는 90회를 맞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세계 유력 완성차 업체 78곳이 모터쇼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1905년 출범한 제네바 모터쇼가 취소된 것은 세계2차대전 이후 처음이다.

◆IT업계도 주요 행사 취소 속출

글로벌 IT업계에서도 주요 행사 취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이 예정됐던 게임개발자 컨퍼런스(GDC)가 취소됐다. GDC는 오는 16일 개막해 20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행사 조직위 측은 “세계 각국 관련기업과 긴밀히 협의한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여름께 GDC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DC는 비디오게임 개발자와 게임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게임업계 주요 행사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행사 전부터 주요 기업들이 발을 뺐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일렉트로닉아츠 등이 앞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에픽, 유니티 등 주요 게임엔진 플랫폼 개발업체도 발을 빼면서 행사가 연기됐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은 자사 연례 행사 중 최대 규모인 F8 개발자 컨퍼런스를 취소했다. 이 행사는 오는 5월 5~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페이스북은 그간 F8을 통해 연중 사업 주요 비전을 제시하고, 신규 서비스 등을 공개했다. 페이스북은 코로나19 우려로 이 행사를 취소하고, 대신 스트리밍 영상 등으로 신규 서비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구글은 다음달 말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 서밋을 열지 않기로 했다. 리처드 깅그라스 구글 뉴스담당 부사장은 “행사를 취소한다는 점은 유감스러우나 손님과 관계자들의 건강과 복지가 최우선 과제라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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