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서 1명씩 '양성'…경로불명 확진자 총 4명으로
미국 감염경로 불명 코로나19 환자 3명 더나와…"지역전파 징후"(종합3보)
미국 서부 지역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미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와 블룸버그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워싱턴주에서 해외여행 이력이나 확진자와의 긴밀한 접촉이 없었는데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가 각 한 명씩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들 3명은 모두 '추정 양성 환자'로 간주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환자는 이날까지 총 4명으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주(州) 샌타클래라 카운티 공중보건국은 이날 65세의 여성 주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환자는 "여행이나 이미 알려진 감염자와의 긴밀한 접촉을 통한 바이러스 노출이 없다"고 밝혔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 여성은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

보건 관리들은 이 여성 환자가 감염시킨 사람이 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샌타클래라 카운티 공중보건국 세라 코디 국장은 "이번 새 사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증거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확산 정도는 분명하지 않다"며 "이제 우리는 이 질환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추가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개발한 검사 키트를 이용해 이 지역 공중보건연구소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 검사 키트는 일부 일선 연구소들로부터 진단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불만을 사 왔다.

CDC는 이 환자를 "추정 양성 환자"로 간주하고 있다며 확진을 위한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의 발표 뒤 몇 시간 만에 나란히 미 서부에 있는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도 감염 경로 불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

캘리포니아주 바로 위에 위치한 오리건주에서 감염 경로가 알려지지 않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건당국이 이날 밝혔다.

오리건주에서의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환자는 오리건주 북서부 워싱턴 카운티 주민으로 역시 주 연구소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CDC는 확진 판정을 위해 다시 검사를 할 예정이다.

이 환자는 포틀랜드 외곽 포레스트힐스 초등학교 직원이지만 통상 학생들과 접촉하지 않는 직책을 맡고 있다고 교육 당국은 학부모들에게 밝혔다.

또 이 환자와 긴밀히 접촉한 소수 인원은 2주간 집에 머물도록 했으며 이 학교는 소독을 위해 다음 달 4일까지 폐쇄됐다.

오리건주 북쪽의 워싱턴주 보건당국은 시애틀 북부 스노호미시 카운티의 고교생이 역시 감염경로 불명 사례로 추정 양성 환자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헨리 M. 잭슨 고교에 다니는 이 학생은 이번 주에 대부분 학교에 오지 않았으나 이날 오전에는 잠시 학교에 왔다고 교육 당국은 밝혔다.

이 학생과 접촉한 다른 학생들은 앞으로 2주간 집에 머물며 보건 당국의 감시를 받게 된다.

학교는 사흘간 문을 닫을 예정이다.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 사례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발병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소한 4개의 동떨어진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감염 경로를 추적할 수 없는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는 현상은 미국에서도 이 질환이 이미 지역사회에서 사람 간 전염을 통해 전파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미 언론들은 풀이하고 있다.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의 수석학자 제니퍼 너조는 "캘리포니아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또 사람들이 아직 깨닫지 못했을 뿐 다른 주들도 비슷한 처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틀 전인 26일 캘리포니아 솔라노 카운티에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감염 경로가 분명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바 있다.

미 보건당국은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