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마크롱도 푸틴에 긴장 완화 촉구
EU 정상들, 시리아 정권의 이들립 공격 비판

시리아 북서부 지역 정세를 두고 러시아와 대립 중인 터키가 러시아와 정면 대결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이날 방송된 터키 CNN튀르크 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대결할 의도가 없다"며 러시아 관리들과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국방 "러시아와 '시리아 사태' 대결 원치 않아"
반군을 돕는 터키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지역 정세를 두고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아카르 장관은 "우리나라에 대한 공습, 미사일 위협은 없다"며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인) 패트리엇을 지원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패트리엇 시스템 구매와 관련한 논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아카르 장관은 터키가 러시아제 S-400 방공 미사일 도입을 결정하자 미국이 F-35 전투기 판매 금지 카드를 꺼낸 것을 비난하며 "우리는 관련 계획에서 소비자가 아니라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들립 지역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터키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터키 국방부는 이날 "이들립 지역의 휴전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배치된 우리 병사 2명이 공습으로 숨졌으며 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터키와 러시아는 2018년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했고, 터키는 양측의 휴전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이들립 지역에 감시초소 12곳을 설치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지난해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이 반군 지역을 장악하자 테러 조직 격퇴를 명분으로 공격을 재개했다.

정부군이 반군을 터키 국경까지 밀어붙이면서 반군 지역에 있던 터키 감시 초소 중 일부는 정부군에 포위된 상태다.

정부군이 터키 감시 초소를 공격해 터키군 사망자가 발생하자 터키는 정부군에 보복 공격을 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 악화가 이어지자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긴장 완화를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인도주의적 재앙'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유엔은 지난해 12월 이후 시리아군과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집을 떠난 시리아인이 약 9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21일 "이들립 지역에서 막대한 고통을 야기하는 시리아 정권과 지원자들의 군사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EU는 모든 당사자에게 국제 인도주의 법과 인권법하에서 각각의 의무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직접 인도주의적 접근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