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금융회사인 HSBC가 앞으로 3년간 전체 인력의 15%가량인 3만5000명을 감원한다. 아시아 시장 의존도가 높은 HSBC는 홍콩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잇따른 악재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18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HSBC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 23만5000명가량인 직원 수를 20만 명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2022년 말까지 1000억달러(약 119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2년간 강도 높은 수준의 구조조정을 단행해 자사주 매입도 중단할 계획이다.

HSBC는 저조한 실적을 보여온 미국에서 지점 224개 중 3분의 1가량의 문을 닫는 등 미국과 유럽 위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신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사업은 강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 대행은 “우리 사업부에서 만족할 만한 수익이 나오고 있지 않다”며 “이번 구조조정으로 조직 간소화, 경쟁력 강화 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SBC는 지난해 세전 이익이 전년 대비 32.9% 감소한 13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금융업계 전망치 198억3000만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퀸 대행은 “코로나19로 특히 중국 본토와 홍콩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대출 등 거래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공급망 혼란에 따른 신용 손실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