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약탈·방화 속에 사망자도 잇따라 발생
칠레서 경찰차 사고로 축구 팬 사망하자 혼란 격화
지난해 10월 이후 시위가 끊이지 않던 칠레에 다시 혼란이 격화했다.

한 축구 팬이 경찰 차량에 치여 숨진 이후로 경찰서 공격과 상점 약탈 등이 이어지며 사망자도 나왔다.

31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수도 산티아고 남쪽의 한 슈퍼마켓에서 약탈과 방화가 발생하면서 30∼40대로 추정되는 남성 한 명이 질식해 숨졌다.

산티아고의 또 다른 슈퍼마켓도 약탈당해 경찰이 용의자 16명을 체포했다.

이날 오전 산티아고 도로 곳곳은 불붙은 바리케이드로 막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칠레에서는 지난해 10월 수도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불평등을 야기하는 사회제도 전반에 항의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격렬한 시위 속에 3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칠레서 경찰차 사고로 축구 팬 사망하자 혼란 격화
정치권이 새 헌법 제정 국민투표에 합의하고, 남반구 칠레가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시위가 다소 잦아들었으나 불의의 교통사고가 다시 혼란을 불러왔다.

지난 28일 칠레 프로축구 경기 직후 경기장 밖에서 팬들과 경찰이 충돌하다 축구 팬 1명이 경찰 트럭에 치여 사망한 것이다.

차량 운전사가 가벼운 징계에 그치자 분노한 사람들이 경찰서 등을 공격했다.

혼란 속에 상점 약탈도 잇따랐다.

30일엔 시위에 참여했던 22세 남성이 시내버스에 치여 숨지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복면을 쓴 괴한들이 버스를 훔쳐 몰고 달아나다 벌인 사고였다.

현장에 있던 시위대가 버스를 몰던 이를 폭행하고 버스에 불을 질렀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이날 칠레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후 100일을 넘긴 이번 시위 사태 속에서 총 5천558건의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칠레서 경찰차 사고로 축구 팬 사망하자 혼란 격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