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미국은 세계 어느 곳보다 투자와 사업을 하기 좋은 곳”이라며 경제적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5분 정도 늦게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전 세계가 따라야 할 모범"이라며 "지난 몇 년간 이어온 경기 침체는 넘쳐 흐르는 경제적 기회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나는 미국이 경제 활황의 한 가운데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선언한다”며 "단순한 활황 정도가 아니라 세계가 일찍이 본 적도 없는 그런 화려한 경제 호황이다. 미국 경제의 긍정적 전환이 멋진 장관으로 아무 손색이 없을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1차 무역협상 합의와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할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SMCA) 체결 등을 거론했다. 한국과 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했다며 한미자유무역협정 개정을 무역정책의 성과 중 하나로 소개했다.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주식 시장 활황 등에 대해 말하고, 수백만 명이 실업에서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가 자신의 취임 당시인 3년 전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상태에 있다고도 했다. 30분간의 연설 동안 감세, 규제 완화, 임금상승, 유리한 무역합의를 담보하기 위한 관세 부과, 주가 상승 등 지난 3년간 업적을 늘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한 것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당시에도 자신이 대규모 감세법안을 통과시켰다며 기업의 미국 투자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재임 기간 중 이룬 미국의 경제 성과를 자랑하고 나섰지만, 정작 다봇포럼의 핵심 의제인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연설에서 그는 미국이 전 세계에 1조그루의 나무를 심는 다보스포럼의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순서로는 그와 종종 충돌을 빚어온 스웨덴 출신의 17세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였다. 툰베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언급한 ‘나무 1조 그루 심기’ 공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나무 심기는 당연히 좋지만 절대 충분하지 않다. 실질적인 (탄소 배출) 경감과 생태계 복원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신이 당신 아이들을 무엇보다도 사랑한다면 행동하라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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