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향료기업인 미국 인터내셔널플레이버앤드프래그런스(IFF)가 미국 화학기업 듀폰의 영양·생명과학 부문을 260억달러(약 30조4700억원)에 사들였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FF는 이날 듀폰의 영양·생명과학 부문을 인수해 IFF에 합병하기로 합의했다. 합병 후 새 회사는 IFF의 사명과 본사 등을 그대로 유지한다. 안드레아스 피비그 IFF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직을 맡는다.

WSJ에 따르면 IFF는 듀폰 영양·생명과학 부문의 가치를 260억달러로 추산했다. 기존 IFF 주주들이 합병 회사 지분의 44.6%를 갖는다. 나머지 55.4% 지분은 듀폰 주주 몫이다. IFF는 인수합병 절차를 2021년 1분기에 완료할 계획이다.

IFF는 듀폰 영양·생명과학 부문과 합병 후 기업 가치를 부채 포함 454억달러(약 53조2040억원)로, 연간 수익은 11억달러(약 1조2890억원)로 예상했다. 합병 기업은 직원 2만3000여 명 규모로 제조 공장 약 180곳을 운영할 전망이다.

듀폰은 화학기업 다우듀폰에서 지난 4월 분사해 나온 기업이다. 고기능성 화학소재와 섬유, 화학적 식품 원료 등을 만든다. 영양·생명과학 부문은 올해 듀폰 수익의 28%가량을 차지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수요 둔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등의 여파로 시름하고 있는 듀폰이 포트폴리오를 대폭 개편하고 있다”며 “영양·생명과학 부문 매각 후 산업용 소재 산업에 주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IFF의 지난해 매출은 약 40억달러였다. 피비그 IFF CEO는 이날 “IFF와 듀폰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매우 상호 보완적”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주요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합병 후 IFF는 급성장 중인 미국 식재료 시장에서 최고 공급자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며 “듀폰이 만드는 콩단백질과 바인더(화학접착제)를 IFF의 향료, 인공색소 등과 섞어 식물성 대체육을 만들어 새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IFF는 최근 소비재 원재료산업에서 발을 넓히려 하고 있다”며 “이번 합병으로 채식버거부터 럭셔리향수, 샐러드 소스, 섬유유연제에 이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