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년 독재정권이 막을 내린 알제리에서 새 대통령이 뽑혔지만 시민들의 반발이 들끓고 있다. 선거가 조작돼 독재정권 시절 총리가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게 시위대의 주장이다.

14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전날 알제리 수도 알제에선 수천 명이 모여 압델마드지드 테분 전 총리(사진)의 대통령 당선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알제리는 지난 12일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알제리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결과 후보 5명 중 테분 전 총리가 58.15%를 득표해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대선 투표율은 약 40%로 집계됐다.

테분 당선자는 1999년부터 20년간 집권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내각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1999년 통신·문화부 장관을 지냈고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주택도시계획부 장관을 맡았다. 2017년 5월엔 총리로 임명됐다가 3개월 뒤인 그해 8월 해임됐다. 시위대는 테분 전 총리가 부테플리카 독재정권 시절 인물인 데다 지금도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군부 실력자들의 측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알제리는 올초부터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올해 5선을 노리자 지난 2월부터 전국적인 대통령 퇴진 시위가 벌어졌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4월 결국 사임했다. 압델카데르 벤살라 상원의장이 임시 대통령에 올랐지만 시민들은 독재정권 인사들이 전면 퇴진해야 한다며 시위를 계속했다. 이번 대선은 부테플리카 퇴진 후 8개월 만에 치러졌다. 알자지라는 “알제리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테분 전 총리가 시위를 잠재우고 대통령에 올라도 난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