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우루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 야당의 루이스 라카예 포우 후보(46·국민당·사진)가 당선됐다. 우루과이는 15년 만에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교체된다.

28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일간지 엘파이스 등은 선거재판소의 재검표 결과 라카예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을 만한 표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치러진 우루과이 대선 결선 투표에서 라카예와 좌파 연합인 광역전선의 다니엘 마르티네스 후보(62)의 득표율이 48.7%와 47.5%로 비슷해 선거재판소가 재검표를 했다.

지난달 27일 1차 투표에서는 마르티네스가 39%, 라카예가 29%를 득표했지만 결선 양자 대결에서 보수 야권이 연합한 덕분에 라카예가 역전에 성공했다. 변호사 출신인 라카예는 1990~1995년 집권한 루이스 알베르토 라카예 대통령의 아들이다. 상·하원 의원을 지냈고 5년 전 대선에서도 결선까지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그는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에 이어 내년 3월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라카예의 당선으로 우루과이에 15년 만에 다시 우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중도 성향 콜로라도당과 보수 국민당 양당이 100년 넘게 번갈아 집권하다 2004년 광역전선이 좌파 최초로 승리한 이후 15년간 여당 자리를 지켜왔다.

이번 선거에선 경제 성장 둔화와 범죄율 상승 등의 영향에 보수파가 다시 집권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인구가 340만여 명인 우루과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7000달러로 남미에서 가장 높다. 치안도 남미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성장이 둔화해 지난 2분기 GDP 증가율이 0.1%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은 연 7.5%로 치솟았고 실업률도 9%대로 올라갔다. 지난해 살인 사건은 414건으로 2017년보다 45% 급증하는 등 치안도 불안해졌다.

라카예의 당선으로 남미 경제공동체인 메르코수르 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5개 정회원 국가 가운데 민주주의 훼손으로 자격이 정지된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4개국 중 아르헨티나를 뺀 3개국에 우파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라카예는 브라질 파라과이가 추진하는 역외 수입품의 관세 인하, 자유무역협정 확대 등에 동조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는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시장 개방을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3개국이 연합해 아르헨티나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는 등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