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협상 재개를 위한 신속한 행동에 나서라고 트윗을 올렸다. 한국과 미국이 이달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발표한 지 10시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북한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미친개’라고 비난했다는 내용을 소개한 한 케이블TV 진행자의 트윗을 인용해 자신의 의견을 붙이는 형식으로 트윗을 올렸다. 그는 김정은을 향해 ‘미스터 체어맨’이라 칭하고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신이 빨리 행동해야 하며 합의해야 한다. 곧 보자(see you soon)”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의 대표적 대선주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라이벌로 꼽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통령 선거에서 두 번씩이나 미끄러지고도 사흘 굶은 들개처럼 싸다니며 대통령 선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은근히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미·북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한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결정한 뒤 직접 트윗을 올려 김정은에게 협상 재개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미국이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한 만큼 북한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8일 오후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새로운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시사하는 의미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또 “우리는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군사 행보를 이어가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저격병구분대의 강하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16일 전투비행술경기대회 참관 보도에 이어 이틀 만에 나온 군 관련 시찰 보도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